기업의 공식적인 승인이나 감독 없이 직원들이 업무에 사용하는 ‘Shadow AI’ 의 위험

기업의 AI트랜스포메이션전이 가속화되면서 AI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업무 생산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을 보여주며 전 세계 비즈니스 현장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그림자 AI(Shadow AI)’라는 새로운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림자 AI란, 기업의 공식적인 승인이나 감독 없이 직원들이 업무에 사용하는 비공식 AI 도구를 의미한다.

최근 IT 관리 솔루션 전문 기업 매니지엔진(ManageEngine)이 발표한 보고서, “기업 내 그림자 AI 급증: 미국 및 캐나다 직장 인사이트”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IT 의사결정권자(ITDM)의 97%가 그림자 AI 사용에 심각한 위험이 따른다고 인식하는 반면, 일반 직원의 91%는 위험이 없거나, 미미하거나, 얻는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극명한 인식의 격차는 기업의 데이터 보안, 지적 재산권 보호, 그리고 규정 준수에 거대한 구멍을 만들고 있다.

‘그림자 AI’의 확산: 막을 수 없는 흐름이 되다

생산성 향상에 대한 갈증은 직원들을 비공식적인 경로로 이끌고 있다. 매니지엔진의 조사 결과는 그림자 AI가 이미 기업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을 증명한다.

  • 사용량 급증: 직원의 60%는 1년 전보다 승인되지 않은 AI 도구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 일상화된 정보 입력: 무려 93%의 직원이 회사의 승인 없이 AI 도구에 정보를 입력한 경험이 있다고 인정했다.

직원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그림자 AI를 활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들은 AI를 통해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으며 데이터 분석 시간을 단축하는 등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 향상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이 그림자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작업은 다음과 같다.

  • 회의록 및 통화 내용 요약 (55%)
  • 브레인스토밍 (55%)
  • 데이터 및 보고서 분석 (47%)

이는 직원들이 그림자 AI를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실질적인 업무 보조 도구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이러한 자발적인 생산성 향상 노력이 기업 전체에 예측 불가능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IT 리더와 직원의 동상이몽: ‘위험’과 ‘기회’ 사이의 아찔한 간극

그림자 AI를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IT 리더와 일반 직원 간의 엄청난 인식 차이다.

IT 리더들은 그림자 AI가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재앙을 우려한다. IT 의사결정권자의 63%는 데이터 유출 또는 노출을 그림자 AI의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실제로 직원들은 민감한 정보를 무방비하게 외부 AI 도구에 입력하고 있었다.

  • 고객 기밀 데이터 입력: 직원의 32%가 회사 승인 없이 고객 기밀 데이터를 AI 도구에 입력했다.
  • 내부 기밀 데이터 입력: 직원의 37%는 비공개 회사 내부 데이터를 입력한 경험이 있었다.

이러한 행위는 기업의 핵심 지적 재산권이나 영업 비밀이 경쟁사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유출될 수 있는 직접적인 경로가 된다. 또한, GDPR(유럽 개인정보보호법)이나 CCPA(캘리포니아 소비자 개인정보보호법)와 같은 강력한 데이터 보호 규정을 위반하여 막대한 법적, 재정적 책임을 물게 될 수도 있다.

반면, 직원들의 인식은 정반대다. 91%에 달하는 직원들은 그림자 AI 사용에 “위험이 없거나(no risk)”, “위험이 거의 없거나(not much risk)”, “위험이 있더라도 보상(reward)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들은 당장의 업무 편의성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즉각적인 보상에 집중한 나머지, 데이터 유출이나 규정 위반과 같은 추상적이고 잠재적인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인식의 불일치는 IT 부서의 보안 정책을 무력화시키고 기업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기업이 직면한 세 가지 ‘그림자 AI 갭’: 교육, 가시성, 그리고 거버넌스

매니지엔진의 보고서는 그림자 AI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반드시 메워야 할 세 가지 핵심적인 ‘갭(Gap)’을 지적한다.

교육의 부재 (Education Gap)

많은 직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AI 도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입력된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고 학습에 활용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AI 모델 학습”의 개념이나 “안전한 사용자 행동”에 대한 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직원들은 무심코 민감 정보를 외부에 노출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사용 금지’라는 지침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왜 위험한지, 어떻게 안전하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가시성의 한계 (Visibility Gap)

IT 부서는 보이지 않는 위협을 관리할 수 없다. 보고서에 따르면 IT 의사결정권자의 85%는 “직원들의 AI 도구 도입 속도가 IT 팀의 평가 속도보다 빠르다”고 답했다. 특히, 직원들의 개인 기기 사용(BYOD)은 IT 부서의 보안 사각지대를 더욱 키우고 있다. IT 리더의 53%는 개인 기기를 통한 업무 관련 AI 작업이 보안 상태에 심각한 ‘맹점’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수많은 AI 서비스들은 기존의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만으로는 추적하고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버넌스의 공백 (Governance Gap)

정책의 존재와 정책의 실행은 별개의 문제다. 놀랍게도, IT 의사결정권자의 91%는 이미 회사에 AI 관련 정책이 마련되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중 명확하고 강제성 있는 AI 거버넌스 정책을 구현하고 비승인 사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4%에 불과했다. 이는 많은 기업에서 AI 정책이 선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실질적인 집행과 감독이 이루어지지 않는 ‘종이 호랑이’에 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위기를 기회로: ‘선제적 AI 관리’로의 전환

이처럼 심각한 상황 속에서 전문가들은 방어적이고 통제 위주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매니지엔진의 AI 연구 책임자인 람프라카시 라마무르티(Ramprakash Ramamoorthy)는 “그림자 AI는 기업에 있어 가장 큰 거버넌스 위협인 동시에 가장 큰 전략적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하는 조직은 보안 위협을 해결하는 동시에 그림자 AI를 ‘실질적인 비즈니스 요구를 나타내는 전략적 지표’로 재구성할 것”이라며, IT 리더들이 방어에서 벗어나 직원들이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는 투명하고 협력적인 보안 AI 생태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그림자 AI의 확산을 직원들의 일탈 행위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업에서 어떤 종류의 AI 도구를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전환이 바로 ‘선제적 AI 관리(Proactive AI Management)’의 핵심이다.

성공적인 AI 도입을 위한 실질적 로드맵

‘선제적 AI 관리’는 IT 부서와 현업 부서가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며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보고서에서 제시된 IT 리더와 직원 양측의 권장 사항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로드맵을 그릴 수 있다.

– 명확하고 실용적인 거버넌스 정책 수립 및 소통

직원들은 공정하고 현실적인 정책을 원한다(66%). IT 부서는 단순히 사용을 금지하는 대신, 허용되는 AI의 종류, 데이터 입력 가이드라인, 보안 수칙 등을 포함한 명확한 정책을 수립하고(60%), 이를 전 직원에게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소통해야 한다.

– 승인된 AI 도구 목록 제공 및 업무 시스템 통합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공식 AI 도구를 제공받기를 원한다(63%). IT 부서는 엄격한 보안 및 성능 검증을 거친 ‘승인된 AI 도구 목록’을 만들어 제공하고(55%), 더 나아가 이 도구들을 직원들이 사용하는 표준 업무 워크플로우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에 직접 통합해야 한다(63%). 이를 통해 직원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AI의 생산성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된다.

– 지속적인 교육과 리스크 이해 증진

직원들은 AI의 위험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교육을 필요로 한다(60%). IT 부서는 정기적인 교육 세션을 통해 데이터 프라이버시, AI 모델의 편향성, 정보의 신뢰성 문제 등 AI 사용에 따르는 다양한 위험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인지시켜야 한다. 이는 직원들이 스스로 책임감 있는 AI 사용자가 되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매니지엔진의 지역 기술 책임자인 사티쉬 사가야라즈 조셉(Sathish Sagayaraj Joseph)은 “그림자 AI는 대부분의 조직에 치명적인 결함”이라며, “선제적 AI 관리는 IT와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공동의 조직 목표 추구로 단결시킨다. 이는 직원들이 AI 관련 위험을 이해하고 피할 수 있도록 하고, IT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AI를 사용하도록 도울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림자 AI’ 현상은 기업에 양날의 검과 같다. 통제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데이터 유출과 보안 사고를 유발하는 시한폭탄이 되지만, 현명하게 관리하면 직원들의 자발적인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매니지엔진의 보고서는 IT 리더와 직원 간의 깊은 인식 격차가 이 문제의 핵심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제 기업은 ‘금지’와 ‘통제’라는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순히 그림자를 없애려 하기보다, 그 그림자가 왜 생겼는지를 이해하고 그 안에 담긴 직원들의 요구를 포용하는 ‘선제적 AI 관리’ 전략으로 전환해야 할 때다. 명확한 거버넌스 수립, 안전성이 검증된 AI 도구의 적극적인 제공, 그리고 지속적인 소통과 교육을 통해 IT와 현업이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그림자 AI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기업은 단순히 위험을 막는 데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직원들의 숨겨진 잠재력과 자발적인 혁신 에너지를 안전한 방식으로 이끌어내어,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그림자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그림자를 길들여 조직 전체를 비추는 빛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관련참고기사:The Shadow AI Surge in Enterprises

AI트랜스포메이션 교육이 필요하신가요?

기업의 AI트랜스포메이션 추진에 필요한 AI트랜스포메이션 전략, AI리터러시, AI비즈니스모델 구축
AI마케팅, 생성형AI활용까지 AI트랜스포메이션 역량강화에 필요한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Similar Articles

AI트랜스포메이션 뉴스레터

국내외 주요 금융, 리테일, 제조 기업 등의 AI트랜스포메이션 전략추진, 프로젝트사례, 역량강화방법 등의 최신 정보를 뉴스레터(News Letter)로
매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최신 Article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