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성장의 핵심에 클라이언텔링이 있다
“내 마음을 나만큼 알아주는 서비스가 있을까?”
모든 리테일 서비스의 화두는 어쩌면 결국 이 문제로 귀결된다. 내 취향을 족집게처럼 짚어내고, 내가 필요한 제품을 여러 복합적인 옵션 없이 정확하게 알아내는 일 말이다. ‘내 마음을 맞춰봐’를 넘어 ‘나도 미처 몰랐던 니즈’를 찾아내는 일은 결국 모든 구매 경험의 시작이자 끝이다. 예를 들어 웜레깅스를 구매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따뜻하면서도 Y존이 보완되는 동시에 절개선은 없으며, 컬러는 네이비나 블루 계열이었으면 하는 니즈가 있다. 하지만 막상 인터넷 검색을 하면 ‘웜레깅스’ ’기모레깅스’ ’Y존 보완’ ’FREE Y존’ ‘NO Y존’ 등 무작정 확장되는 검색어에 이내 정신이 혼미해진다. 거기다 Y존이 어떻게 보완이 되는지, 기모의 두께가 어느 정도 되는지, 숫자와 글자 만으로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수 만가지의 레깅스가 있는데 원하는 ‘딱 그 제품’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다.
1초만 불편해도 눈 돌리는 소비자들
올해 100주년이 된 구찌는 상반기 매출만 44억 7930만 유로로 전년 대비 45.8% 증가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이런 괄목할 만한 성과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온·오프라인과 모바일 구매 경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바로 이 전략, ‘클라이언텔링’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섬유신문(http://www.ktnews.com)기사 참고)
‘클라이언텔링(Clientelling)’은 판촉 행사나 신상품 등을 안내하고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며, 구매할 상품을 보관해주거나 하는 등 제품 선택에서 구매까지 불편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어원은 클라이언트(Client)에게 케이터링(Catering, 특정 장소로 출장 서비스하는 행위)한다’ 의미로, 사실 갑자기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디지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선택과 비교, 구매에 있어 조금의 불편함도 참지 못한다. 불편함이 생기는 순간 소비자의 마음은 바로 돌아선다.
이제 많은 소비자는 여러 구매 채널 중 나에게 맞는 채널에서 원하는 제품을 큐레이션 받고, 배송 혹은 환불 과정에 이르기까지 나에게 더 최적화된 편안한 서비스를 찾고 있다. 이에 따라 클라이언텔링은 VIP뿐 아니라 모든 소비자에게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클라이언텔링
소비자를 위한 클라이언텔링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구매 내역이나 매장 체류 시간, 어떤 제품을 볼 때 더 오래 머무는지 등 온·오프라인에서의 모든 소비자 행동과 반응은 데이터로 기록된다.
이는 온라인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브랜드에서 소비자 개개인의 니즈와 취향, 성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보다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온라인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 경험, 오프라인 매장에서 시작된 온라인 경험 등,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친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채널에 걸쳐 끊김 없는 제품 정보 파악, 구매를 위한 디테일한 전략이 더해진 것이다. 소비자는 VIP(혹은 VVIP)처럼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에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 이는 결국 장기적인 충성도를 높이고, 팬층을 두텁게 만든다. 클라이언텔링을 통해 브랜드는 구매 가능성이 더 높은 소비자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일관된, 지속적인 브랜드 경험
기술과 사람의 조합을 어느 정도로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은 브랜드 혹은 제품마다 다르다. 하지만 온라인이나 가상현실이 아무리 ‘빠르고 편한’ 쇼핑에 효율적이라 해도 결국 소비자는 ‘직접 체험’에 대한 니즈를 갖고 있다. 소비자의 85%는 여전히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을 선호하며, 소매 기업은 모바일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매장 내 판매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소비자의 90%가 매장에서 쇼핑하면서 가격을 비교, 혹은 제품 서치를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 이런 모든 채널의 소비자 활동은 그때그때 데이터로 쌓이며 적용될 수 있다. (**데이터 서비스 기업 세션MSessionM조사 자료 참고)
*애프터컴퍼니의 클라이언텔링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는 ‘쿠켓’ 의 오프라인 마켓(쿠켓신촌점)
또한 클라이언텔링은 지불에 대한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여기에 픽업이나 반품, 교환 등에 대한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어떤 소비자는 온라인으로 구매한 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음날 픽업하는 과정을 선호할 수 있고, 또 다른 소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먼저 제품을 체험한 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 때로는 매장 내에 있는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까지 완료하고 제품을 배송 받을 수도 있다. 한 번 이러한 습관이 형성되면, 웬만해서는 쇼핑 경험을 바꾸지 않게 된다.
기업이 다양한 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매장 데이터 관리나 효율적인 구매를 위한 키오스크와 같은 툴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진다. 이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의 과거 구매 이력과 소비 패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품, 재고 현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위한 디지털 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앞서 말했듯, 온라인과 디지털 속에서도 결국 ‘직접 체험’을 위한 전통적인 럭셔리 브랜드의 서비스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전제된다. 단순한 기술 개발이나 툴이 아니라, 결국 기업이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단순한 온라인 경험, 매장 경험을 넘어 브랜드에 대한 인상과 충성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