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투자자 커스틴 그린(Kirsten Green)이 제시하는 차세대 컨슈머 AI의 성공 공식

AI의 물결이 산업 전반을 휩쓰는 지금, 기술의 진정한 격전지는 이제 ‘소비자’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챗GPT(ChatGPT)의 경이로운 성공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AI 기술을 열정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수많은 기업과 창업가들은 여전히 중요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어떻게 이 거대한 기회를 포착하고, 소비자의 삶에 진정으로 파고드는 AI 제품을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컨슈머 스타트업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커스틴 그린(Kirsten Green)의 통찰을 깊이 파고들 필요가 있다. 포러너 벤처스(Forerunner Ventures)의 공동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그녀는 지난 20년간 차임(Chime), 와비파커(Warby Parker),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 등 수많은 성공적인 소비자 브랜드를 초기에 발굴해낸 인물이다. 그녀의 분석은 컨슈머 AI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이는 단순한 기술의 진보를 넘어 ‘관계’와 ‘본질’이라는 핵심 가치를 향한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한다.

AI, 기술을 넘어 ‘관계’의 시대로

커스틴 그린은 현재 AI의 발전을 단순한 기술적 혁신이 아닌, 근본적인 ‘플랫폼의 전환’으로 정의하고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가 ‘결과’와 ‘관심’을 얻는 데 집중했다면, AI 시대는 ‘관계’와 ‘애정’을 구축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두 번의 주기, 즉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거치며 결과와 관심을 얻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 관계와 애정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훨씬 더 역동적이며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전환의 중심에는 챗GPT가 보여준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있다. 키워드를 입력하는 방식보다 질문을 던지고 대화하는 것이 인간에게 훨씬 더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AI가 기술과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감성적 운영체제(Emotional Operating System)’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AI의 핵심 경쟁력은 이제 ‘기억’과 ‘맥락’을 통해 사용자와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특정 대화에서 공유된 데이터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된 상호작용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를 추론하고 더 개인화된 제안을 할 수 있게 될 때, 진정한 혁신이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예를 들어, 6개월 전 나눴던 대화의 내용, 그 사이에 사용자가 겪은 변화, 그리고 세상의 새로운 소식들을 모두 종합하여 AI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질문을 제시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 이는 인간관계에서나 가능했던 깊이 있는 소통이며, 컴퓨터와의 상호작용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러한 관계가 형성되면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에 깊이 투자하게 되고, 이는 강력한 충성도와 유지율로 이어진다.

특히 ‘음성’ 인터페이스는 이러한 관계 구축을 가속화할 핵심적인 열쇠이다.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는 의도적이거나 단편적인 생각만 표현하기 쉽지만, 음성으로 대화할 때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펼쳐지고 더 풍부하고 미묘한 뉘앙스가 담긴 데이터가 축적된다. AI가 이 음성 데이터를 기억하고 맥락적으로 활용할 때, 우리는 전례 없는 수준의 풍부한 관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마케팅의 본질: “결국, 제품이 전부다”

“성공한 기업들은 마케팅을 어떻게 했나요?” 이는 커스틴 그린이 창업가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간단한 ‘비법’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당신은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그녀가 강조하는 마케팅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은 바로 ‘제품 그 자체’이다. 훌륭한 제품 없이는 어떤 화려한 마케팅도 성공할 수 없다.

“만약 모든 것을 다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것을 할 추가적인 돈이나 자원이 없다면, 당신의 제품을 완벽하게 만드세요. 사람들은 왜 당신의 제품이 필요한가요? 왜 다시 돌아와야 하고, 이미 붐비는 그들의 삶에 왜 새로운 것을 추가해야 할까요? … 나쁜 제품을 마케팅할 수는 없습니다.”

그린은 소비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현명하며, 마케팅을 위한 마케팅은 쉽게 간파한다고 지적한다. 제품에 가치를 더하고,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하나의 메시지가 모든 채널에 통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입소문, 틱톡, 광고 등 각 채널의 특성에 맞는 메시지를 섬세하게 설계하고, 이 모든 것들이 모자이크처럼 어우러져 하나의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공 사례: 달러 쉐이브 클럽의 교훈

커스틴 그린이 투자한 ‘달러 쉐이브 클럽’은 이 원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면도기는 전형적인 ‘상품(Commodity)’이며, 거대 기업들이 유통과 마케팅 예산을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었다. 처음 그녀는 이 사업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창업가 마이클 두빈(Michael Dubin)의 ‘더 큰 비전’이었다. 그는 단순히 면도기를 파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당시 막 부상하던 ‘남성 퍼스널 케어’라는 거대한 문화적 흐름에 올라탔다. 면도기는 모든 남성에게 익숙한 제품이었기에, 이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훌륭한 매개체였다.

그 유명한 바이럴 영상은 이러한 전략의 정점이었다. 당시 유튜브 마케팅 영상이 흔치 않았던 시절, 그 영상은 신선함과 유머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고 폭발적으로 공유되었다. 이는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 전부는 아니었지만, 초기 규모를 확보하고 시장에 강력한 인상을 남기는 ‘마법 같은 순간(magic moment)’을 만들어냈다.

이 사례는 두 가지 중요한 교훈을 준다. 첫째, 시장에서 ‘최초’가 되는 것은 강력한 이점을 가진다는 것. 둘째, 성공적인 마케팅은 제품과 브랜드가 담고 있는 더 큰 이야기와 시대적 흐름을 포착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ㅇ다.

‘지저분한 창조의 단계’와 스타트업의 기회

그린은 현재 컨슈머 AI 시장을 ‘지저분하고 창의적인 단계(messy creative stage)’라고 표현한다. 이는 새로운 기술을 가지고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실험과 자유가 허용되는 흥미로운 시기라는 의미이다. 그녀는 미래를 지배할 혁신적인 서비스가 기존 경험에 AI를 단순히 덧붙이는 형태가 아닐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리가 몇 년 후에도 이야기하게 될 회사들은 완전히 새로운 출발점에서 접근할 것입니다.”

이는 ‘제1원칙 사고(first principles thinking)’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만약 디지털을 통해 관계를 구축할 힘이 있다면, 경험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챗GPT와 같은 거대 기업과 신생 스타트업은 어떻게 경쟁해야 할까요? 그린은 정면 대결을 피하고, 거대 언어 모델(LLM)이 만들어내는 ‘순풍’에 올라타라고 조언한다.

  1. 수직적 전문화 (Vertical Specialization): 챗GPT가 범용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면, 스타트업은 건강, 금융, 교육 등 특정 분야에 깊이 파고들어 그 분야에 최적화된 독특한 경험과 인터페이스를 제공해야 한다. 건강 대시보드와 금융 대시보드에 필요한 정보와 경험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2. 새로운 인터페이스 실험: 모든 것이 ‘챗봇’ 형태일 필요는 없다. 대담하게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실험하고, 사용자를 놀라게 할 만한 경험을 창조해야 한다. 현재의 챗 인터페이스는 시작점일 뿐, 우리는 더 나은 것을 만들 수 있다.
  3. 데이터를 통한 관계 심화: 특정 분야에서 깊이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개인화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스타트업에게 강력한 ‘해자(moat)’가 될 수 있다. 이는 거대 범용 플랫폼이 따라오기 힘든 영역이다.

미래의 컨슈머 AI: 건강과 안정을 재정의하다

포러너 벤처스는 최근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건강과 웰니스’, 그리고 ‘개인적 안정성’을 미래 컨슈머 AI의 핵심 기회 영역으로 꼽았다. 이는 AI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예시이다.

건강과 웰니스: 주머니 속의 의사와 박사

건강 분야는 ‘사후 대응적 치료’에서 ‘사전 예방적 웰니스’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기존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정보 접근성 향상에 기인한다. AI는 이 거대한 트렌드를 가속화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린은 AI가 “주머니 속의 박사(PhD)이자 의사(MD)”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개인의 건강 기록,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식단 정보, 혈액 검사 결과 등을 모두 통합하고, 이 풍부한 맥락 위에서 개인화된 건강 조언을 제공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이는 소수만이 누릴 수 있었던 ‘컨시어지 닥터’ 서비스를 기술을 통해 대중화하는 것이다. 최근 GLP-1 약물의 유행처럼, 새로운 건강 솔루션은 또 다른 2차, 3차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시장을 계속해서 확장시킬 것이다.

개인적 안정성: 불확실한 세상의 나침반

여기서 말하는 ‘안정성’은 국가 안보가 아닌, 개인의 삶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안정적인 커리어, 재정 상태 등 빠르게 변하고 불확실성이 커진 세상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취약점을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AI는 개인의 재정 계획, 커리어 개발, 교육 여정 등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며, 개인이 더 나은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커스틴 그린이 제시하는 소비자 AI의 미래는 명확하다. 그것은 기술적 우위를 넘어, 사용자와의 깊은 ‘관계’를 구축하고, 제품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며, ‘제1원칙’에서 출발하는 대담한 상상력을 요구한다.

그녀의 조언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관계를 구축하라: 감성적 운영체제를 목표로, 기억과 맥락을 활용해 사용자와 깊은 유대를 형성하라.
  2. 진정한 필요를 해결하라: 화려한 기능이 아닌, 소비자의 삶에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을 만들어라.
  3.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라: LLM과 정면으로 싸우지 말고, 그들이 만든 순풍을 활용해 특정 분야에서 더 나은 경험을 창조하라.
  4. 대담하게 실험하라: ‘지저분한 창조의 단계’를 즐기며,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경험을 시도하라.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우리의 건강, 안정, 그리고 전반적인 웰빙을 향상시키는 삶의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이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커스틴 그린의 통찰은 새로운 기회를 찾는 모든 창업가와 혁신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관련참고기사:Legendary Consumer VC Predicts The Future Of AI Produ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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