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파이(Shopify)는 몇 년 전, AI에 전사적으로 집중하겠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이커머스 거인인 쇼피파이가 AI 기술을 수용하는 방식과 그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AI 기술이 단순히 코딩 도구를 넘어 기업의 문화, 채용, 그리고 업무 방식 자체를 바꿔 나가고 있으며, 쇼피파이는 AI 연구소와의 긴밀한 협력, 비엔지니어링 부서의 AI 도구 활용, 그리고 파격적인 인턴 채용 프로그램 등 독특한 방식으로 AI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AI가 부상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신입 채용을 줄이고 있지만, 쇼피파이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작년에 25명에 불과했던 인턴을 올해 연간 1,000명 규모로 대폭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3,000명 규모의 엔지니어링 조직에서 약 10%에 해당하는 인력을 인턴으로 채우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그 이유는 쇼피파이가 새로운 세대의 인재들이 “AI 반사신경(AI reflexive)”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들은 LLM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하며, 이들을 대거 영입함으로써 회사 전체의 문화를 바꾸고 AI 활용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쇼피파이에게 인턴 프로그램은 사회공헌 활동이 아니라, “인턴으로부터 배우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인재에 대한 쇼피파이의 독특한 철학은 리더십 채용에서도 드러난다. 쇼피파이는 엔지니어링 디렉터급 이상 임원을 채용할 때 반드시 코딩 인터뷰를 실시한다. 이는 리더들이 코딩에서 도망친 사람들이 아니라, 기술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팀을 이끄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코딩 인터뷰에서 AI 도구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는 것이다. 후보자가 코파일럿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용하는 후보자에게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인터뷰의 초점은 코드를 얼마나 빨리 짜느냐가 아니라, AI가 생성한 코드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며,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데 맞춰져 있다.
쇼피파이의 사례는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그것은 단순히 값비싼 도구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리더십의 적극적인 역할 모델링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토비 뤽케 CEO부터 파르한 타바르 총괄까지, 쇼피파이의 리더들은 직접 코딩하고, 새로운 AI 도구를 실험하며,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한다.
그들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증강시키며, 소프트웨어 산업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0,000배 더 성장시킬 잠재력을 가졌다고 믿는다. 최고의 엔지니어들은 AI를 활용해 기술 부채를 해결하고, 리팩토링하며, 더 나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시간을 쏟고 있다.
쇼피파이가 다른 기업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AI 시대를 선도하고 싶다면, 비용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과감히 투자하고 실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가 먼저 AI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AI 네이티브 세대를 끌어안아 그들로부터 배워야 한다. 쇼피파이의 대담한 실험은 기술이 일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교과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