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기업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고 복잡하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 데이터 주권 규제 강화, 그리고 EU의 사이버 회복력법(Cyber Resilience Act) 과 같은 엄격한 AI규제들이 동시에 기업 운영을 압박하고 있다. 공급망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흔들리고, 실세계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는 점점 더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은 폭발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새로운 기회와 동시에 커다란 운영 리스크를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정적인 보고서와 부서별 고립된 데이터에 기반한 전통적 의사결정 체계는 더 이상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지금 기업에 필요한 것은 변화와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자율적으로 결정을 내리며, 끊임없이 적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다.
가트너의 부사장이자 애널리스트인 칼리 이도인(Carlie Idoine) 은 이러한 회복력의 핵심을 세 가지 상호 연결된 트렌드에서 찾는다. 바로 합성 데이터(Synthetic Data), AI 에이전트(AI Agents), 그리고 경영진 AI 리터러시(Executive AI Literacy) 다. 이 세 가지는 각각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서로를 보완하며 기업의 생존 전략을 완성한다.

AI 에이전트: 초불확실성 시대의 자동화 엔진
2025년의 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예측 불가능한 속도와 복잡성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 사이버 공격, 갑작스러운 무역 제한 등은 순식간에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AI 에이전트는 기업이 대응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조치를 추천하며, 정해진 규칙 내에서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물류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는 지정학적 사건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배송 경로를 즉시 재설정하여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는 전 세계 네트워크 패턴을 분석해 위협을 탐지하고, 수 시간 걸리던 대응을 단 몇 초 만에 수행한다.
예를 들어, 한 글로벌 리테일 기업이 갑작스러운 무역 제한에 직면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AI 에이전트는 각 지역의 재고 현황을 분석하고, 비용과 공급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 최적의 재고 배치를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이러한 자동화는 인간의 역량만으로는 불가능한 속도와 정확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AI 에이전트의 효과는 입력되는 데이터의 품질과 관리되는 규칙에 따라 달라진다. 불완전한 데이터나 잘못된 설정은 오히려 오류를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 따라서 AI 에이전트의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데이터 공급과 철저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합성 데이터와 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합성 데이터: 안전하고 풍부한 AI 연료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 데이터는 프라이버시 규제, 데이터 주권 요구, 품질 문제 등으로 인해 한계가 많다. 이를 해결하는 핵심이 바로 합성 데이터다.
합성 데이터는 실제 데이터를 모방해 인공적으로 생성된 데이터로, 확장 가능하고 프라이버시 친화적인 데이터셋을 제공한다.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의 민감한 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면서도 진단 AI 모델을 훈련할 수 있고, 금융 분야에서는 합성 데이터를 활용해 사기 탐지 시스템을 테스트함으로써 민감한 거래 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
특히 2025년은 GDPR, 사이버 회복력법 등 규제가 강화되는 해다. 실제 데이터를 무분별하게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합성 데이터는 혁신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대안이 된다. 하지만 합성 데이터 역시 관리가 부실하다면 부정확한 모델을 만들거나 규제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의 생성 과정, 가정, 활용 이력을 철저히 추적할 수 있는 메타데이터 관리가 필수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과제가 아니라 전략적 의사결정의 문제이며, 결국 이를 올바르게 활용하려면 경영진의 AI 리터러시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경영진 AI 리터러시: 전략적 나침반
AI 에이전트와 합성 데이터가 기업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전적으로 리더십의 역량에 달려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경영진 AI 리터러시다.
경영진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AI 용어를 아는 수준을 넘어, AI의 기회와 위험, 트레이드오프를 깊이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AI에 정통한 리더는 공급망 최적화 알고리즘이 지정학적 변동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합성 데이터 활용이 각 지역의 규제를 준수하는지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2025년에는 특히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경영진이 실제 AI 프로토타입을 다뤄보면서 각 기술의 장단점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한 제조업 리더가 예측 유지보수용 AI 에이전트를 직접 시연해보면, 단순히 개념적 이해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적용 가능성과 한계를 몸소 체감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고 위험을 관리하는 데 강력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결국 경영진 AI 리터러시는 AI를 기업의 전략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핵심 연결고리이며, 신뢰 구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 가지 축의 융합: 회복 탄력성의 청사진
AI 에이전트, 합성 데이터, 그리고 경영진 AI 리터러시는 각각 독립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세 가지가 결합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한다.
- AI 에이전트는 실행 엔진으로서 데이터를 행동으로 전환한다.
- 합성 데이터는 엔진에 안정적이고 안전한 연료를 제공한다.
- 경영진 AI 리터러시는 이 모든 것을 전략적 목표와 규제 준수에 맞게 정렬시킨다.
예컨대 글로벌 소매업체가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급망을 자동 재설계하고, 합성 데이터를 통해 시장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며, AI에 정통한 경영진이 이를 전략적으로 감독한다면, 이 기업은 단순히 위기를 버티는 수준을 넘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융합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기업 생존과 성장의 청사진(blueprint) 이다.
2025년의 기업들은 지정학적 불안정, 규제 강화, 기술적 혼란이라는 삼중고 속에 놓여 있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관건은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핵심 프로세스를 자동화·보강하라.
- 합성 데이터에 투자해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혁신을 지속하라.
- 경영진 AI 리터러시를 강화해 전략적 통찰과 책임 있는 거버넌스를 확보하라.
이 세 가지를 결합하는 기업은 단순히 변화에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변동성을 기회로 전환하며 불확실성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다.
2025년,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조직의 회복 탄력성에서 비롯된다. 지금이 바로 그 회복력을 구축할 시점이다.
관련참고기사:How AI agents, synthetic data, and executive literacy build resilient organizations